🔍청운효자동 주민자치위원회 유재영 위원장님 | 가을소풍 마을축제 ‘오~매 단풍들었네’ | 에코생협 종로점 ▪️ 절기 이야기: 겨울을 맞이하는 지혜
▪️ 인터뷰: 청운효자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유재영 님
▪️ 서촌의 시공간: 서촌 문화 | 제13회 청운효자동 가을소풍 마을 축제 | ‘오~매 단풍들었네’
서촌 가게 |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협 종로점 | 김장의 모든것은 두레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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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전부터 이어져 온 풍습 중에는 치계미(雉鷄米)가 있었습니다. 꿩 치(雉), 닭 계(鶏), 쌀 미(米) 한자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꿩 잡고 닭 잡고 따뜻한 밥을 지어 대접한다는 의미죠. 마을에서 일정한 연령을 넘긴 노인들을 모시고 선물과 음식을 마련하여 잔치를 벌이곤 했습니다. 옛 선조들이 어르신들의 건강과 무사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답니다.
더서촌 열아홉 번째 절기 인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정겨운 청운효자동을 만들어나가는 청운효자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유재영 님과 함께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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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위원장의 역할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들과 구청 사이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해요. 저는 지난 8년 동안 주민자치위원회의 간사로 일하다가 작년부터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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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즐기는 행사를 기획하며
마을행사추진위원회는 동네 어르신과 저소득층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고, 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구에서 지원하는 사업 외에도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돕기 위한 일들을 도모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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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을 위한 후원금은 주로 행사와 식사 나눔에 사용되며, 매년 봄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따뜻한 카네이션 점심을 마련하고, 무더운 여름에는 더위를 가시게 할 뜨끈한 삼계탕 나눔을 하고, 가을의 끝자락에는 짜장면 Day를 통해 정겨운 한 끼를 나누고, 연말에는 송년회를 개최할 예정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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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애인을 위한 ‘함께 걷는 우리 길’ 행사는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오고 있으며, 매년 새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 상반기에는 한강에서 힐링 피크닉을 즐겼고, 다가오는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통해 따뜻한 연말을 함께 나눌 계획이고요.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으로는, 한부모가정의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각 100만 원씩 후원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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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효자동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매달 후원해 주시는 감사한 업체들이 있어요. 토속촌은 청운효자동 어르신들과 저소득층을 위해, 사직동에 위치한 우지기업은 서울 농학교와 서울 맹학교 학생들을 위해 후원을 해주시고 계세요. 성원제강에서도 매년 삼계탕 행사 때마다 후원금을 전달주시고 있고, 현대자동차에서도 지원해주고 계세요. 기업에서 후원금을 모두 사회복지협의회로 지정 기탁을 해주시면 마을행사추진위원회에서 행사 기획을 한 후, 결재를 올려서 예산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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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소통을 하기 위해 한 노력들
어르신들을 위한 교육인 치매 시니어 브레인 트레이닝 지도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제가 만나고 접하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어르신들을 조금 더 이해해 보고자 교육을 들은 후부터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어요. 어르신들은 때때로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시고, 새로운 정보나 변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신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행동은 그들이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고,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이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짙다고요. 어르신들과 얘기를 나눌 때는 이해와 배려를 가지고 살갑게 다가가면, 어르신들도 더 편안하게 이야기해 주시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껴요. 저는 늘 ‘우리 동네 어르신들한테 좀 더 잘해드려야지’라는 마음과 청운효자동이 좀 더 행복한 마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그래서 구에서 하는 행사가 있으면 무조건 청운효자동에서 하려고 가져와요. 청운효자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늘 주민들이 나서서 주도적으로 행사를 기획하죠. 일부러 일을 더 만들어서 하는 곳은 여기가 유일할 거예요.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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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재영 님의 다양한 기획과 행사 참여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많은 일들을 소화하고 있음에 경이로움을 느꼈어요. 어르신들을 이해하고 다가가려는 그녀의 노력은 정말 인상적이었고, 문득 이 일에 진심으로 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재영 님에게 청운효자동과 동네에서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어떤지에 대해 물어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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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움이 가득한 청운효자동
우리 동네는 도심 속의 시골 같아요. 기본적으로 40~50년 이상 사신 분들이라 이 동네에 물길이 어디로 흐르는지, 옆집 수저가 몇 개인지도 다 알 정도로 서로 간의 친밀함이 있어요. 이 동네에 와서 처음 와서 느낀 게 뭐냐면 어르신들이 동네 애들을 다 아시는 거예요. 어르신들이 '누구 학교 가냐?' 그러면 '네' 하고 인사하는 가족적인 분위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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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다양한 복지 혜택을 누리게 되길 바라며
제가 서울시 자원봉사도 같이 하고 있는데 15가구를 정해서 다달이 반찬을 해다 드려요. 어르신들이 식사를 제때 챙겨야 하니 밑반찬을 많이 기다리시더라고요. 종종 밑반찬 지원을 못 받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엄마들 봉사단 10명이 모여서 한 달에 한 번씩 반찬을 해서 갖다 드리기도 하고요.
사실 찾아보면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제도가 되게 많아요. SOS 제도라는건데 동사무소에 하는 복지의 일환인 ‘방문 간호사’가 있어요. 요새는 간호사들이 65세 이상 독거 어르신이 사는 집을 일일이 다 방문해서 건강 체크를 해요. 혈압도 재드리고 혹시라도 위험 증후군이 발견되면 그에 맞는 조치를 해드리고 있어요. 이런 혜택도 받으시는 분들은 계속해서 받는데, 이런 제도를 모르고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발굴하는 게 저희 일이라 방문 간호사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도움드릴 분들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주거복지로는 LH 공사에서 빌라를 하나 구매해서 정말 오갈 데 없으신 어르신들이 지내실 수 있도록 마련 해주는 방안도 있어요. 방이 3개라 한 방씩 쓰고 부엌은 공유하는 형태로 운영하더라고요. 노인 빌라 같은 곳도 방문해 보니,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것을 느꼈어요. 찾아보면 다양한 혜택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직접 신청하시기엔 어려움이 있어서 청운효자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발 벗고 나서서 열심히 뛰는 수 밖에 없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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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워지는 마음
최근에 배화여대 한복문화콘텐츠학과에서 어르신들에게 수의를 20명에게 제공하는 활동을 했었어요. 수의가 필요하신 어르신 16명을 찾았지만 4명을 더 채워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다가 96세의 할머니가 사는 효자 아파트에 방문하여 할머니께 수의를 해드리려고 말씀드렸더니,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께서 힘겹게 일어나셔서 얘기하시더라고요. "얼마 전에 동사무소에서 받았고, 그때 정말 많이 울었어. 이 옷을 입고 하늘나라 가긴 가야 하는데...”하며 말을 잇지 못하시더라고요. 할머니 말씀을 듣고 많이 울컥하더라고요. 좋은 마음으로 간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워지는 부분도 생기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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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누군가에게 도움을 건네는 것도, 그 마음을 헤아리며 다가가는 것도 참 중요한 부분이죠. 베푼 선의가 오해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한 사람이라도 더 누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한 재영 님을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재영 님이 하시는 주민자치회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을 돌보고 공경하는 문화가 널리 널리 퍼져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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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이라는 영화는 제가 20살 때 서대문 푸른 극장에서 본 감명 깊게 본 영화예요. Jonathan Livingston Seagull ‘갈매기의 꿈’ ost Be를 들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이 건물 밖을 보시면 ‘갈매기의 꿈’ 글귀가 보이실 거예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귀죠. 우리 집 가훈이 함께 배우고 익히며 나누는 삶이에요. 배우고 익혔으면 남을 위해서 쓸 줄 알아야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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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학생 상담 자원봉사를 20년 가까이했어요. 1년에 두 번, 30시간씩 채워야 하는 수업이거든요. 어느 날 우리 아들이 물어보더라고요. “엄마가 상담을 계속하는 이유가 뭐야?”라고 하길래 “엄마는 너랑 끝까지 네가 죽은 그날까지 끝까지 살아줄 수 없지만 너랑 함께 살아갈 이 친구들이 더 좋은 사람들이면 네가 살아가는 데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어요. 다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제가 계속해서 열심히,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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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재영 님은 앞서가는 윗 세대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랫 세대들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며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헌신 덕분에 어르신들은 조금 더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그녀의 가르침을 통해 아이들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멘터리 영화 포스터에는 '당신을 만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는데요. 재영 님의 '왜 사세요?'의 이유를 들으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공부해서 남 줘라'라며 말씀하시던 엄마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때는 진부하게 느껴졌지만, 재영 님의 이야기를 통해 나의 삶의 목적을 점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재영 님 처럼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어른들을 많이 만날 기회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날은 추워졌지만, 뭉클한 마음을 다독이며 서촌 19호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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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촌 문화 | 제13회 청운효자동 가을소풍 마을 축제 | ‘오~매 단풍들었네’
잔잔히 가을빛이 물들어진 서촌의 풍경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서촌의 하루를 펼쳐보일 수 있는 행사가 찾아옵니다. 청운효자동 마을행사추진위원회가 준비한 제13회 청운효자동 가을소풍 마을축제, ‘오~매 단풍들었네’가 다가오는 토요일 필운대로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축제에서는 서촌 마을 축제의 꽃, 흥겨운 노래자랑과 특별히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부스와 우리 동네 키움센터 홍보 부스도 마련된다고 하니, 서촌의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축제에서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 제13회 청운효자동 가을소풍 마을축제 ‘오~매 단풍들었네’ 일시: 2024년 11월 9일 (토) 11:00 - 14:30 장소: 종로구 필운대로 일대 (GS25 종로누하점 앞 ~ 통인시장 정자 앞)
사진출처 | 종로구청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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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촌 가게 |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협 종로점 | 김장의 모든것은 두레와 함께
입동이 되면 서서히 겨울의 냄새가 스며듭니다. 싸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김장 준비로 분주해지는 시기이기도 하죠. 한 해 동안 함께 나누고 먹을 김치를 담그는 일은 단순한 준비가 아닌, 정성을 나누고 겨울을 맞이하는 따뜻한 예고처럼 다가옵니다.
서촌에서도 김장의 시작과 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환경연합 에코두레생협’인데요. 이곳에서는 김장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함께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최근 고온으로 인해 배추와 무 작황이 부진해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대비해 계약 재배로 준비된 국내산 김장 채소들을 사전 예약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더욱 든든합니다.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며 정성을 나누는 김장, 서촌에서 함께 준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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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협 종로점 | 누하동 251
사진 출처 | 환경연합 에코두레생협 공식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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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ochon 20호는 11월 22일 소설(小雪)에
님을 찾아갑니다.
입동의 인사는 김태운 님의 시와 함께 끝마칩니다.
그럼 돌아오는 절기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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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지 않으려면
김태운
이따금 현실은 살얼음판
내딛기도 전에 쩍쩍 지금이라도 되돌아 갈까 그저 그 생각 뿐
겨울은 지구의 중심일까 지구의 바깥일까 어디서 오는 걸까
한 걸음 내딛기 위해 더 엄혹한 현실이 들이닥쳐 얼음 두꺼워져야 한다는 걸
알아버려 가만히 주저앉아 기다린다 기다린다
추워 못 견디게 되기를 입술이 퍼렇게 딱딱해지고 그 제 야 겨 우 한 발 짝 내 딛 을 수 있 게 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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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오늘의 the seochon은 어땠나요?
좋았다면 친구에게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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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휴먼 콘텐츠 <더 서촌>
살고 싶은 로컬, 살고 싶은 삶을 발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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