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일상을 더 즐겁게, 서촌라이프
2023. 7. 26. 수요일
서촌라이프 레터 vol.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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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빛은 부재했으나 사랑은 있었다.
- 패티 스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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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건물 창가로 비 내리는 골목을 내려다봅니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더러 구부정하게 꺾인 우산이 좁은 골목을 촘촘히 채우고 있네요. 뒤를 돌아보니 인왕산에는 무거운 비구름이 가부좌를 틀고 있고요. 비 오는 날 인왕산을 볼 때마다 '아, 정선...!'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과연 예술가의 손길을 피할 수 없는 풍경이에요. 구름 한 점 없는 날 과감하게 드러낸 능선도 아름답지만 짙은 구름에 감춰져 시간을 드려야 조금씩 제 모습을 허락하는 비 오는 날의 인왕산은 어쩐지 더 큰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정선과 우리. 이토록 먼 시간을 거슬러 절묘하게 맞닿은 마음, 자연과 예술의 숭고한 이어짐이 긴 장마에 적지 않은 위로가 되어 줍니다.
비구름에 가려져 빛은 부재했지만, 사랑만은 여전한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무거운 소식이 이어지는 날이 지속될수록 일상의 무게를 마음껏 털어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죠. 어쩌면 물리적 공간보다 더 절실한 내면의 쉴 곳. 서촌에는 기댈 수 있는 풍경이 많아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동네라 생각합니다. 이곳이 여러분에게 잠깐의 쉴 곳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산책 이야기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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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산책자
안녕하세요. 저는 서촌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서촌은 어릴 때부터 자주 다녔던 동네라 익숙하고 좋아하는 곳이에요. 이제는 서촌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오랜 동네 인연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반려견 토르와 함께 골목을 산책하고 단골 카페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해요. 서촌은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더 반가운 동네이기도 하죠. 저의 단짝 토르와 함께한 서촌 산책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 |
산책한 날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그 날의 날씨
매우 화창한 날씨
산책 코스
카페 Phal - 청와대 분수 - 경복궁역
소요시간
40분 | 18시 30분 - 19시 1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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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며 자주 듣는 노래 Ed Sheeran - Photogra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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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기록 | 산책에서 마주한 것
나의 반려견 토르와 함께 서촌으로 출근한 하루. 긴 하루의 끝에서, 이제는 토르를 위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산책하기에 앞서 에너지를 충전해야겠다 생각해 들른 카페 Phal. 이곳은 나와 토르가 애정 하는 서촌 단골 카페이기도 하다.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자두 주스를 주문하는 찰나에 토르는 벌써 카페 식구들에게 뽀뽀를 퍼붓고 있다. 여름 열기에 지친 기분마저 상쾌하게 만드는 예쁜 자두 주스를 받아 든 나는 색상에 감탄하고, 새콤달콤 시원함에 한 번 더 감동했다. 기분 좋게 에너지를 충전하고 산책길에 나섰지만... 더운 날씨는 토르에게 역시 무리였을까. 얼마 가지 못하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이솝 매장에 뛰어들었다. 이솝에서는 산책하는 반려견을 위해 차가운 수건을 준비하여 지나가는 아이들 등 위에 올려 준다고 한다. 서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세심함과 따뜻함이 아닐까 싶다. 토르에게도 하나 얹어 주셨는데 덕분에 토르도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고 물 사발 마시고 다시 산책길에 나섰다.
가장 좋아하는 산책길인 청와대로 가는 길(효자로)은, 크고 울창한 나무들이 빼곡하게 있어서 더위를 가려주고, 나무 사이로 바람이 가득해서, 시원하게 걸으며 산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길을 걸어가는 토르의 귀여운 뒷모습을 보며 산책하는 다른 반려견도 만나 인사하며, 행복한 퇴근길을 맞았다. 청와대 분수대 앞 음수대에서 토르는 물 한 모금 더 마시고 넓은 광장에서 바람을 쐬며 다시 돌아서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돌담길에 가득한 여름 풀 내음을 만끽하며.
더운 날씨에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 있었던 행복한 산책이었다. 서촌 산책길은 오래전부터 익숙하게 다녔던 길이다. 오랜 추억과 시간이 쌓인 길에 이제는 나를 기억해 주고 토르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단골 가게가 생겼다. 늘 혼자였던 산책길이었지만 지금은 토르와 함께, 이웃가게와 함께한다. 좋은 날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이 있음에 산책이 늘 기다려지는 요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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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Phal
📍 통인동 138-1
🚶 서촌라이프에서 337m
🕘 평일 9시-21시 / 주말 11시-21시
👏 넓은 통창으로 서촌을 감상하며 마시는 커피와 든든한 브런치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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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sop 서촌
📍 통의동 108
🚶 서촌라이프에서 423m
🕘 매일 11-21시
👏 서촌의 분위기를 함축해 놓은 공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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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사물
비 내리는 저녁, 하루를 마감하기 좋은 서촌 식당
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이 조도, 온도, 습도.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들어 일시적인 우울감이 높아질 수 있어서 이럴 때에는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재미난 장치를 마련하면 좋은데요. 비 오는 날에만 사용하는 특별한 아이템이나 간단한 루틴이 될 수도 있는데, 이를테면 산책길 산뜻함을 더해주는 밝은 우산이나 올여름을 대비해 마련한 레인부츠를 신는다던가, 비 내리는 거리를 하염없이 구경하며 '물멍'을 할 수 있는 카페에서 산책을 마무리해 보는 방법도 있죠. 음식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비 내리는 저녁에 찾게 되는 메뉴가 있다면 역시 막걸리와 파전이 아닐까요? 실제로 비 오는 날 막걸리 판매량은 다른 날보다 약 43% 높고, 부침개 판매량은 169% 정도 높았다고 하니 알게 모르게 우중충한 날씨를 음식으로 보상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아요. 축축 처지는 날씨를 뚫고 오늘도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온 저녁, 고소한 파전과 시원한 막걸리로 하루의 피로를 덜어내 보세요. 서촌의 이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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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의 서촌가락
📍 누하동 31
🚶 서촌라이프에서 187m
🕘 매일 12시-22시
👏 깔끔하고 단아한 음식에 살포시 곁들인 막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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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주막
📍 통인동 5-1 2호, 3호
🚶 서촌라이프에서 293m
🕘 수요일-금요일 14시-22시, 주말 12시-22시(매주 화요일 휴무)
👏 통인시장에서 즐기는 풍류와 다양한 막걸리의 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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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와 보리밥
📍 체부동 99
🚶 서촌라이프에서 456m
🕘 월요일-금요일 11시 30분-21시, 토요일 11시-20시
👏 뜨끈한 감자 수제비와 푸짐한 파전과 육전, 빠질 수 없는 동동주의 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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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부동 잔치집
📍 체부동 190
🚶 서촌라이프에서 586m
🕘 화요일-금요일 17시-1시, 주말 13시-1시
👏 인왕산 등산객들의 오랜 단골집, 인왕산 식후경이 시작되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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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선율
비 오는 거리 달콤한 고백 | Singin' in the r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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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비가 온다면 꼭 들어봐야지.'하고 비 오는 날을 기다려 본 적도 있을 만큼
요즘 날씨에 잘 어울리는 노래를 들고 왔습니다.
오래된 노래라, 너무 익숙한 노래라 오히려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비 내리는 날에는 유독 생각나는 곡이에요. 거칠게 내리는 비마저 극적인 사랑의 요소로
만드는 진 켈리. 비 오는 산책길의 텐션을 높여줄 노래를 감상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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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라이프 가게 산책
옥인길 서촌라이프 매장(누상동 55)에서 출발해 동네를 걸으며 만나는 서촌 가게 소식
새롭게 자리한 이웃가게와 아쉽지만 작별해야 하는 가게를 모아봤어요.
길에서 만나는 서촌 가게 소식을 한눈에 담아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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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웃가게 | 악소
📍 사직동 262-4
🚶 서촌라이프에서 706m
🕘 10시-21시(일요일 휴무)
👏 담백하고 건강한 독일식 정통 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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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웃가게 | eert
📍 적선동 93-4
🚶 서촌라이프에서 857m
🕘 매일 11시-20시
👏 마음을 내려놓고 차와 커피에 스며들기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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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웃가게 | 소풍가는 날
📍 통인동 147-2
🚶 서촌라이프에서 524m
🕘 9시 30분-19시(브레이크타임 15시-16시)
👏 탄수화물 러버도, 헤이터도 사이좋게 먹을 새로운 분식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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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웃가게 | 진저그래스맨
📍 누하동 1-11
👏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던 진저그래스맨의 컵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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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웃가게 | 이라선
📍 통의동 7-13
👏 북촌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이라선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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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식혀 줄 서촌 전시
예술과 음악이 흐르는 작은 공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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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사이드갤러리 | 문연욱 최은지 2인전 'Mirrored House'
📍 통의동
🚶 서촌라이프에서 717m 🕘 8월 12일 토요일까지 / 화요일-토요일, 10시-18
👏 가구와 조형물, 아티스트 부부가 독창적으로 담아낸 실용적이고 자유로운 아트퍼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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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건익 가옥 | 봇짐전 '반짇고리'
📍 필운동 88-1
🚶 서촌라이프에서 444m
🕘 7월 30일 일요일까지 / 10시-17시30분(월요일 휴관)
👏 김아야 작가의 봇짐, 보물상자, 반짇고리로 펼치는 소중하고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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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a갤러리 | 부드럽고, 뾰족한 것
📍 체부동 126
🚶 서촌라이프에서 539m 🕘 7월 27일 목요일까지 12시-18시
👏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검은 꽃으로 전하는 말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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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스어피스 | 서촌의 작은 클래식 음악 감상실
📍 누하동 17
🚶 서촌라이프에서 280m
🕘 7월 31일 월요일까지 / 16시-22시
👏 위스키와 함께 서촌 그리고 클래식에 취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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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BEAT
최근우 사진작가의 렌즈 속 서촌 일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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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온 최근우 작가님의 서촌비트 코너입니다. 🙌 서촌의 일상을 엇박의 시선으로 보실 수 있는 서촌비트는 서촌라이프 레터 시즌2에서도 꾸준히 이어질 예정이에요. 오늘은 서촌의 여름, 장마 풍경을 담아 주셨답니다. 지겨울 만큼 긴 우기였지만 사진으로 보니 모르고 지나쳤던 일상의 풋풋한 감상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여름은 어떻게 지나가고 있나요? 어쩌면 우리 일상에도 영화 같은 풍경이 숨겨져 있을 거예요.
다가오는 8월, 남은 여름에는 오직 이 계절에만 소유할 수 있는 순간을 많이 간직해야겠습니다. 7월까지 달려오시느라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올여름 마지막 31일은 모두에게 너그러운 시간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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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산책 이야기를 공유해 주세요!
알고 보면 우리 일상에는 많은 걸음이 담겨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지만,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기란 참 어렵죠. 하지만 산책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나에게 몰입하게 돼요. 걸음을 옮기고 스치는 풍경에 멈추어 하루를 위로받고 산책하며 만나는 동네 이웃과 안부를 물으며 나의 일상이, 나의 하루가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낀답니다. 산책이 일상이 되는 동네 서촌에서 느낀 여러분의 산책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연을 올려주신 분 가운데 추첨을 통해 제니스팍스의 서촌 지도를 선물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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