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일상을 더 즐겁게, 서촌라이프 2023. 7. 12. 수요일
서촌라이프 레터 vol.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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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서촌라이프의 새로운 발행인 김민하입니다. 7월의 무더위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서촌라이프 뉴스레터를 전하며 감사의 인사와 조금 새로워진 뉴스레터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서촌라이프는 2011년 서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된 지역 소식지입니다. 25호까지 매달 오프라인 매거진으로 발행되며 사랑받아 온 서촌라이프는 2013년 잠시 태엽이 멈추었지만, 서촌라이프를 기다리시고 찾아주시는 주민들의 응원과 관심으로 2022년 웹 뉴스레터 형식으로 새롭게 탈바꿈하여 밀도 있고 신속하게 동네 소식을 전했습니다.
저희는 66주 동안 61개의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지역을 관찰하고 스며드는 작업을 통해 서촌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을 넘어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재미난 주제와 함께 서촌을 이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매일 걸으며 마주하는 이웃, 가게의 만남과 인사를 엮을 수 있는 공통의 무언가를 고민하던 어느 날, 저희는 '산책' 을 발견합니다. 산책을 일상으로 만들어 주는 서촌의 매력과 산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엮어 서촌라이프가 처음 시작되었던 13년 전 그 순간처럼, 서촌스러움을 가장 잘 담아 전할 수 있는 동네 소식지로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오늘도 한 분 한 분께 우연한 인사를 전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서촌라이프 뉴스레터 두 번째 챕터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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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LOG 산책,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의 시작. 그리고 기록
산책의 영감
서촌을 담은 영화 속 산책 이야기
서촌라이프 산책 서촌라이프에서 시작해 산책으로 만나는 서촌 가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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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산책자
안녕하세요. 서촌에서 19년째 거주하고 있는 서촌 주민입니다. 서촌에 살면서 삶의 빈틈을 채워주는 산책은 저의 일상의 한 부분이에요. 그런 산책을 기록한다 생각하니 낯설면서도 설레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엇을 기록해야 하나 고민하다 내가 보고 느낀 풍경과 사람, 감정을 다시 더듬어 보니 문득 지나칠 수 있는 주변을 관찰하는 관찰자의 시선이 나에게 조금씩 생기기 시작함을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힘, 그리고 나를 되돌아 보고 기록하는 기술을 산책을 통해 얻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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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한 날
2023년 7월 10일 월요일
그 날의 날씨
비가 내린 뒤, 선선하고 약간 습했음
산책 코스
신한은행 효자점 - 광화문 광장 - 성공회 대성당 - 정동길 - 통인시장 정자
소요시간
1시간 20분 | 21시 10분 -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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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며 들었던 기억에 남는 노래는? Forest - 최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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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기록 | 산책에서 마주한 것들
밤 9시 10분, 과식이 부른 결과는 꽤 처참했다.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집을 나선다.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만 같은 배에 오늘은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신한은행 효자점 앞 횡단보도를 건너 발 길이 닿는 대로 걸어본다. 오늘따라 더 환하게 밝히는 자교교회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독 아름답게 눈에 담겨 사진을 남겨본다.
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오면 만나는 형제슈퍼 사거리, 늘 이 사거리에서 고민하게 된다. 경복궁 돌담길 쪽으로 조금 돌아 걸을까, 아니면 바로 내려가 경복궁역 방향으로 직진할까. 오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촌의 산책길, 경복궁 돌담길을 택한다. 비가 그치자 습하지만 약간 부는 바람에 기대어 돌담길을 달리고 걷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니, 긴 장마에 모두가 기다린 순간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나의 발걸은 멈출 생각 없이 광화문 광장으로 향한다. 광화문 광장은 서촌 부근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는 전에는 보지 못한 평상이 광장 한 켠에 설치되어 많은 시민이 여름밤,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게 만든다. 서촌에서 조금 걸어 이렇게 좋은 광장을 만나 즐길 수 있다는 다시금, 이 동네를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다.
광장을 지나 시청까지 걸어 내려와 만난 성공회 대성당. 성당을 가린 건물을 부수고 세워진 작은 공원에 올라서서 펼쳐진 시청 앞 마당과 웅장한 성공회 대성당을 바라며 도심의 여름밤을 되새겨본다. 걸어 내려 언제나 낭만이 가득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한 바퀴 크게 돌아 다시 서촌으로 향하는 길. 종아리가 슬슬 뻐근한 것이 막상 돌아갈 생각을 하니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정동길을 올라 정동 상림원 샛길로 내려와 흥국생명 맞은편 사잇길로 걸음을 옮긴다. 서울 경찰청을 지나 금천교 시장 입구에 다다르니 나와는 다르게 여름밤을 즐기며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로 대로변이 시끌벅적하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우리은행 옆, 칸다소바 골목으로 들어서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조용해지는 골목길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오늘 유독 더 아름답게 보이는 에디션 덴마크 쇼룸을 마주하며 산책이 막바지에 다다름을 알아챈다. 긴장이 풀렸는지 갑자기 뻐근한 종아리를 부여잡고 통인시장 정자에 잠시 앉아 오늘의 산책을 마무리하며 역사와 문화, 그리고 낭만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여름밤 서촌 산책을 통해 내가 이 동네를 사랑하는 이유를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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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_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이야기 |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_ 중구 세종대로21길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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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영감
영화 최악의 하루 | 낯선 사람과 낯선 길을 걸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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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뙤약볕의 살기가 누그러지고 은근한 갈바람이 불어올 무렵, 두 사람이 길을 걷는다. 목적지는 과거 한옥의 류가헌. 낯선 길을 나서며 시작된 두 사람의 최악의 하루. 영화 최악의 하루는 서촌 주민 김종관 영화감독의 작품이다. 서촌을 돌아다니며 시나리오를 구상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곳을 오래 관찰하고 깊이 애정하지 않았다면 담을 수 없었을 사소하지만 고운 서촌의 풍경을 비췄다.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주인공 은희와 일본의 소설가로 나오는 료헤이는 자신을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비일상의 세계에 사는 그들에게 거짓말은 어쩌면 탁월한 재능일 수도.
그러나 산책의 대화는 거짓보다 진실에 가까우며 이성보다 감성에 가깝다. 최악의 하루를 간신히 통과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정성스럽게 단어를 골라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보폭을 맞추고 자신의 가장 편안한 언어를 구사하여 교감한다. 무용을 했던 은희는 춤으로, 소설을 쓰는 료헤이는 이야기로. 유려하지 않은 대화 속에도 서로를 향한 조심스러운 관심과 세심한 배려가 묻어 있다. 그것이 산책이 아니라 드라이브였더라면, 공원 벤치에 앉아 맥주 한 캔에 담는 대화였더라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거짓에 능한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는 누구보다 진실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지독한 아픔을 주는 관계의 모순처럼 이방인에게 느끼는 낯섦과 자유로움이 오히려 그들을 더 가깝게 했을까.
우리는 굽이진 길과 길었던 하루의 끝에서 당신의 하루는 해피엔딩이라고,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해주는 다정한 사람을 기다린다. 료헤이는 은희와 걸으며 한 번도 쓰지 않았던 해피엔딩 스토리를 떠올리고 은희는 최악의 하루 끝에서 이국의 무명 소설가에게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우연이 인연으로 확장되는 순간. 그 끝이 어디인지,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길마저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나에게도 있는지, 나는 낯선 길에서도 여전히 상대를 배려하고 위로할 수 있을지, 길을 나서지 않으면 답할 수 없는 질문이 계속된다.
산책은 미처 기대하지 않았던 수많은 가능성과 경우의 수 앞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것이 내 선택의 결과인지 우주의 큰 그림이었을지 누가 알겠는가. 다만 받아들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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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하루 속 서촌 공간 | 류가헌 갤러리
📍 청운동 113-3
🕘 매일 11시-18시(매주 월요일 휴무)
👏 사진을 으뜸으로 삼으며 사진과 함께 흐르며 노래하는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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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라이프 산책
서촌라이프 매장에서 출발하는 산책 걸음 속에서 만난 이웃가게 이야 🚩서촌라이프_누상동 55 1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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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웃가게 | 라미엘
📍 통인동 46-14
🚶 서촌라이프에서 188m
🕘 매일 11시-20시
👏 아이스크림과 빙수, 여름의 콜라보레이션 |
새로운 이웃가게 | 세이오트
📍 창성동 130-5
🚶 서촌라이프에서 440m
🕘 매일 8시-20시
🐶 반려동물 동반
👏 새로운 비건 카페의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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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웃가게 | 벨라 서촌
📍 통의동 25-13
🚶 서촌라이프에서 554m
🕘 매일 10시-18시
👏 건강한 피부 가이드 브랜드 |
돌아온 이웃가게 | 나흐바
📍 누하동 45-2
🚶 서촌라이프에서 164m
🕘 매일 11시-19시(매주 월요일 휴무)
👏 커피 매니아들의 작고 소중한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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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웃가게 | 마샹스
📍 통의동 108
🙌 6년 반 동안 한결 같이 그자리를 지켜주었던 마샹스의 아쉬운 작별 |
떠나는 이웃가게 | 서촌길돈까스
📍 체부동 39-1
🙌 동네 주민, 학생, 직장인까지 모두의 식탁이었던 서촌길돈가스의 마지막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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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시소 서촌 | 문도 멘도 : 판타스틱 스티 라이프
📍 통의동 35-17
🚶 서촌라이프에서 586m
🕘 12월 3일 일요일까지 / 10시-19시
👏 디지털 아날로그의 대가이자 낭만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가 그려낸 판타스틱한 도시의 삶 |
표갤러리 | 진동하는 가방 세포
📍 체부동 120-2
🚶 서촌라이프에서 449m
🕘 7월 29일 토요일까지 / 월요일-토요일, 9시-18시
👏 가장 작은 사적공간이자 소우주인 가방이 품고있는 광활한 이야기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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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산책 이야기를 공유해 주세요!
알고 보면 우리 일상에는 많은 걸음이 담겨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지만,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기란 참 어렵죠. 하지만 산책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나에게 몰입하게 돼요. 걸음을 옮기고 스치는 풍경에 멈추어 하루를 위로받고 산책하며 만나는 동네 이웃과 안부를 물으며 나의 일상이, 나의 하루가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낀답니다. 산책이 일상이 되는 동네 서촌에서 느낀 여러분의 산책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연을 올려주신 분 가운데 추첨을 통해 제니스팍스의 서촌 지도를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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