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더 서촌 구독자 여러분. 2024년 2월 3일, 아침 8시. 더 서촌의 첫 뉴스레터를 띄우며, 설렘 가득한 인사를 건냈던 날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1년이 흐른 오늘, 봄의 시작과 함께 <더 서촌: 시즌1>의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인사드려요.

더 서촌은 우연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어요. "서촌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까?"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나름 이 동네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매일 온라인에서 새로운 이들을 만나며 그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갔죠.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 삶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깨닫게 되었어요. 누군가의 삶에서 배어나오는 따뜻한 순간들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때로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는 걸요.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섭외부터 인터뷰, 그리고 전시까지 모든 과정이 가능했던 건 결국 ‘이웃’이라는 이유 하나로 함께해 주신 분들 덕분이었어요.

그리고, <더 서촌: 시즌1>의 공통 질문. "왜 사세요?"

조금은 당돌하고, 때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을 이 질문. 대부분의 인터뷰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묻지만, 우리는 ‘왜’ 살아가는지를 알고 싶었어요. '서촌에서 왜 사느냐'는 물음이 아닌, 저마다 삶의 본질과 고유한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서촌이라는 걸, 함께 알아가고 싶었죠. 그렇게 1년 동안 24명의 인터뷰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를 통해 80여 명의 관람객을 만나며, 총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자의 삶의 이유를 들려주었어요. 그리고 모든 대답 속에는 언제나 희망과 사랑이 자리하고 있었죠. 결국, 서촌은 희망과 사랑이 가득한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동네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더 서촌은 자유로운 모습으로 ‘희망과 사랑을 품고 서촌에서 살아가는 삶’을 전하려 해요. 동료들과 종종 나누는 이야기처럼요. "더 서촌은 우리 모두의 별장이 되자."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생각이 머물 수 있는 모두의 따뜻한 공간으로.

마지막으로, <더 서촌: 시즌1>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700여 명의 구독자 여러분, 24명의 인터뷰이, 그리고 네 명의 에디터, 뉴스레터의 시작과 끝을 멋지게 채워주신 두 분의 서촌 이웃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살고 싶은 동네, 살아가고 싶은 삶. 그 순수한 마음을 담아, 더 서촌 시즌2도 준비할게요. 따뜻한 봄기운이 스며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어느 날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쳐 인사 나누듯, 반가운 마음으로 우리 다시 만나요.

모두, 고맙습니다.
더 서촌 드림.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지난 한 해는 꼭 이 마음과 같았습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삶의 이유를 묻고 절기의 문장을 쌓았던 봄 여름 가을 겨울. 무엇보다 묵묵히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더 서촌 식구들에게 제일 먼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그리고 자랑하고 싶어요. 여기 타인의 삶에 이토록 진심인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있다고. 용기 내어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서른 명의 인터뷰이와 사계절을 동행해 주신 더 서촌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선물 같은 이야기 가득 담아 돌아올게요. 다시 봄이 오고 우리가 만날 수 있다는 희망, 희망은 참 좋은 것 같아요.